"허리가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고관절이 문제라고 하네요." 주변에서 흔히 듣는 이야기입니다. 골반과 다리를 이어주는 우리 몸의 주춧돌, 고관절. 이곳에 문제가 생기면 걷는 것조차 힘들어져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하지만 많은 분이 단순한 허리 통증이나 근육통으로 착각해 파스만 붙이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곤 합니다. 오늘은 고관절이 안 좋을 때 몸이 보내는 확실한 신호 4가지와 집에서 10초 만에 확인하는 자가 진단법을 알려드립니다.
1. 핵심 신호: 엉덩이가 아니라 '사타구니'가 아프다
가장 중요한 구별법입니다. 허리 디스크는 주로 허리와 엉덩이 뒤쪽, 다리 뒤쪽이 저립니다. 반면, 고관절 자체의 문제일 때는 사타구니(서혜부, 팬티 라인 앞쪽)에 통증이 집중됩니다.
- 특징: 걸을 때 사타구니 쪽이 콕콕 찌르거나 뻐근합니다.
- 방사통: 심해지면 허벅지 앞쪽을 타고 무릎까지 통증이 내려갈 수 있어 무릎 병으로 오인하기도 합니다.
2. 한국인의 적: "양반다리가 안 돼요"
좌식 생활을 하는 한국인에게 가장 명확한 신호입니다. 예전에는 잘 되던 양반다리(아빠 다리) 자세가 어느 순간부터 잘 안 되거나, 억지로 하려고 할 때 사타구니에 극심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고관절 질환일 확률이 90% 이상입니다.
- 이유: 관절 내 염증이나 뼈의 변형으로 인해 고관절의 가동 범위(움직일 수 있는 각도)가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 일상의 불편: 발톱을 깎거나, 양말을 신을 때 발을 들어 올리기 힘들어집니다.
3. 대표적인 원인 질환 3가지
고관절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크게 세 가지가 가장 흔합니다.
① 퇴행성 고관절염
노화나 과도한 사용으로 연골이 닳아 없어지는 질환입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뻣뻣하다가 움직이면 조금 풀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②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30~50대 주의!)
허벅지 뼈 머리 부분(대퇴골두)으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어 뼈가 썩어 들어가는 무서운 병입니다. 잦은 음주나 스테로이드 사용이 주원인이며, 갑작스럽게 땅을 디딜 수 없을 정도의 통증이 찾아옵니다.
③ 고관절 충돌 증후군
골반 뼈와 허벅지 뼈가 모양의 이상으로 서로 부딪히는 현상입니다. 특정 자세를 취할 때 '뚝' 소리가 나거나 걸리는 느낌이 듭니다.
4. 10초 자가 진단: 패트릭 테스트 (Patrick Test)
집에서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고관절 테스트입니다.
- 평평한 바닥이나 침대에 천장을 보고 똑바로 눕습니다.
- 아픈 쪽 다리의 발목을 반대쪽 무릎 위에 올려 숫자 '4' 모양을 만듭니다.
- 구부러진 무릎을 바닥 쪽으로 지그시 누릅니다.
- 결과: 이때 사타구니나 골반 깊은 곳에 통증이 느껴지거나, 무릎이 바닥에 잘 내려가지 않는다면 고관절 이상을 의심해야 합니다.
5. 증상별 요약 및 대처법
내 증상은 어디에 해당하나요? 요약표로 확인해 보세요.
| 주요 증상 | 의심 질환 | 대처 |
|---|---|---|
| 양반다리 불가, 사타구니 통증 | 고관절염 / 괴사 | 정형외과 (X-ray/MRI) |
| 엉덩이 뒤쪽, 종아리 저림 | 허리 디스크 / 협착증 | 척추 전문의 상담 |
| 움직일 때 '뚝' 소리 | 충돌 증후군 | 과한 운동 금지, 휴식 |
✍️ 닥터의 조언: 고관절을 살리는 습관
고관절이 안 좋을 때 가장 피해야 할 것은 '쪼그려 앉기'와 '양반다리'입니다. 바닥 생활보다는 침대와 의자 생활을 습관화하세요. 또한, 수영(아쿠아로빅)이나 실내 자전거처럼 체중 부하가 적은 운동으로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고관절 수명을 늘리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 본 포스팅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전문적인 의학적 진단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전문 의료진과 상담하세요.